BLOG main image
도시 이야기 (22)
도시의 영화들 (15)
쑤와 레노아의 가족 영화 이야기 (2)
달콤한 나의 도시 (5)
먼북소리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4. 7. 19. 00:59

기자 생활을 하면서 평범했던 사람들이 사회 비판적인 행동파로 변해가는 과정을 여러 번 목격했다. 거리에 나가서 피켓을 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렇게 변한 거였고, 그 원인은 보통 그들 자신이 아닌 외부에 존재했다. 

지금 또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 분노하고 저항하고 있다. 살면서 평생 본인들이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으로 뛰쳐나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일 일이 있으리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을 사람들이 말이다. 누가, 무엇이 이들의 평범했던 일상을 '변화'시킨 것일까.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의 소설 구절을 인용해본다.

'생때같은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이 세상에서 소멸했어요. 그 바람에 전 졸지에 장한 어머니가 됐구요. 그게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될 수가 있답니까. 어찌 그리 독한 세상이 다 있었을까요.' 

'아, 소리를 삼키며 가슴을 움켜쥔 적이 있었지. 뭐가 생각나서 그러는지 나는 알지. 나도 그럴 적이 있으니까. 무슨 생각이 가슴을 저미기에 그렇게 비명을 질러야 하는지. 그 통증이 영감님이나 나나 유일한 존재감이었어'     -<대범한 밥상>, 박완서 

통증만이 존재감인 세상. 그것이 자식 잃은 이들의 세상인 것 같다. 이런 세상을 어깨에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들을 이해할 능력도 없고 그 슬픔에 참여할 수도 없다. 공감한다는 말을 보탤 순 있겠으나 감히 공감할 순 없다. 진도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바다를 향해 두 팔을 쭉 뻗으며 목놓아 아이 이름을 부르곤 했다. 그 마음은 헤아릴 수가 없다. 지난 4월 16일부터 무려 지금까지도 이들의 '변화'를 둘러싼 의심과 음모, 각종 루머, 본질을 훼손하는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그저 이들 앞의 가시밭길이 단 하루라도 더 빨리 끝나길 기도할 밖에...